제가 원래 사려던 책은 '청기와 주유소 씨름 기담'이라는 소설책이었습니다. 서점에는 재고가 있다고 뜨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이더군요. 번거롭게 직원분을 부르고 싶지 않아 그 부근에 있는 가장 눈에 띄는 것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저 책은 다음에 다시 와서 사야겠습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제목이 특이해서 끌렸습니다. 내용을 살짝 살펴보니 동물을 꼬드기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본 듯하여 바로 구매했습니다. (저는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근데 서평을 하거나 줄거리를 쓰려고 할 때마다 왜 이리 막막한지... 그래도 계속해봐야 실력이 늘겠죠.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11살짜리 소녀 조지아(주인공)가 엄마, 동생과 함께 차에서 지내게 됩니다. 아빠가 가족들을 놔두고 사라졌고 결국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났기 때문이죠.
조지아는 거리에서 잃어버린 개를 찾으면 사례금을 준다는 포스터를 발견합니다.
조지아는 저 사례금이면 가족들이 살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 개는 찾기 어려우니) 다른 개를 훔치고 돌려주어 사례금을 받아낼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사랑받는 개 '윌리'를 발견하고 훔치는데 성공을 하지만 계속해서 양심의 가책과 따뜻한 집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엎치락뒤치락합니다.
윌리가 사라졌는데 전단지가 붙어있지 않자 초조한 마음에 조지아는 거리를 배회하다가 윌리의 주인아줌마와 마주치게 되어 윌리를 찾는 것을 돕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윌리의 주인은 기대했던 부자가 아님을 알게 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윌리를 숨겨놓은 누구도 살지 않는 집에 부랑자 아저씨 '무키'가 나타나 계획이 어긋날 위험에 빠집니다. 그리고, 무키 아저씨는 조지아의 계획을 모두 눈치 체게 됩니다.
이 소설의 결론은 무키가 조지아에게 해주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아저씨한테는 신조라는 게 있어.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라는 거다." (207쪽)
"아저씨한테 신조가 하나 더 있는데 듣고 싶냐? 때로는 말이야,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라고..." (210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초반에는 울컥하게 됩니다. 현실에도 많은 아이들이 겪고 있을 가난한 이야기와 두 개의 일을 하면서도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집 한 채 구하기 힘든 어머니의 삶을 생각하면 비록 소설이지만 안타깝고 제가 지금 집에서 따뜻하게 잘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무키 아저씨의 말이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신조는 책의 내용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면 미래의 사례금보다 과거에 내가 개를 훔침으로 인해 상처 받을 개와 주인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내용 아닐까요. 다시 말하면 미래의 이익 때문에 내 삶의 발자취를 더럽히는 행동을 하지 말자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신조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이런 말이 생각이 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 우리는 누군가를 비판하려면 생김새와 말투, 숨 쉬는 자세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들, 누군가에게 했던 말들, 행동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돌아올지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고 그러면서 더욱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동물과 친해지는 방법은 나와있지 않았지만, 제가 살아가야 할 부끄럽지 않은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좋은 책입니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식당 창업과, 가지 않고 경험을 쌓는 고민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합니다.
무엇을 먼저 할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고 싶어야 합니다. 하지만 경험을 쌓다 보면 내가 부족한 게 보이고, 그때는 다시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조리사 자격증이나 영양사 자격증이 음식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를 위한 다음 단계를 뛰어넘을 때는 필요합니다. 이런 자격증은 운전면허증과 같습니다. 아무리 차를 운전하는 방법을 알아도 운전면허증 없이는 운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9쪽)
저는 자격증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호주에 있을 당시에 현지인들이 뙤약볕에서 몸 쓰며 힘들게 일할 때 저는 지게차를 운전하며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격증 따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격증 공부하는 동안 영어도 공부하고 지게차 공부도 하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이렇게 이야깃거리가 될 수도 있네요. 그래서 저는 여유가 된다면 아니면 꼭 필요하다면 자격증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책에는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나이보다 마음가짐이다. 나이가 젊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해 보라고 말한다. 그 실패의 경험들은 대박의 거름이 된다. 확률적으로는 젊은 사람의 식당 창업 성공 확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독특한 걸 개발할 수 있는 무서운 경쟁자이기는 하다.
(39쪽)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잃을 것이 많기 때문에 도전이 어렵지요. 하지만 제 친구가 늘 하는 말이 생각이 나네요. "우리의 전성기는 지금이다." 우리는 계속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 친구의 말이 세계여행을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가 아닌 지금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손님은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자기를 알아줘야 다시 찾는다. 군만두를 서비스로 하나 더 준다고 해서 손님이 또 오는 것은 아니다. 손님들에게 괜히 기대치만 높여주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아는 척이다. 기본적으로 맛이 좋다면 손님은 '나'를 알아주는 곳을 다시 찾기 마련이다.
(81쪽)
누군가가 저를 기억해주고 친절하게 먼저 말을 걸어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든 역지사지로 생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낯선 사람들이 어려운 만큼, 사장님과 직원들도 사람인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낯선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다가와서 친절한 서비스를 해주시면 고마운 마음에 더 팔아주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며 느낀 것인데 백종원 씨가 역지사지로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화로 마음의 문을 열어라. 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직원 관리이다. 사장인 나는 잘해 준다고 생각했는데, 3개월이 멀다 하고 그만두고 나가는 직원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직원들과 대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사장의 입장에 서서 지시를 하는 게 아니라 직원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추어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장인 내가 보니 너의 이런 점이 잘못되었더라, 이렇게 얘기를 시작하면 절대 대화가 되지 않는다. 사장은 존경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부모처럼 행동하고 부모처럼 책임져 주며 직원에게 진심으로 대행해야 서로에게 마음이 열린다.
(98쪽)
오너라면 누구나 할만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내 돈 주고 뽑은 직원인데 성에 차지는 않고 잘해준 것도 몰라주고 죄송하단 말만 남기고 금세 가버리니 상처 받게 되고 점점 직원과의 관계를 사업상의 관계, 주종관계로 정리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업상의 관계든 가족 같은 관계든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렵기도 하고 내가 중요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저 사람도 자기 자신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사장이든 직원이든 저자가 말한 대로 눈높이를 맞추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오너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읽어봐야 합니다.
행동이 답이다. 사장은 제일 먼저 출근해 문을 열고 제일 늦게까지 남아 문을 닫아야 한다. 직원들을 가르치거나 회의를 하는 건 솔직히 소용없는 일이다. 가장 좋은 건 나 스스로의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직원은 흐름에 따라 같이 움직인다. 다만 좀 늦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사장이 90도로 인사를 하면 직원은 45도로만 인사해도 성공한 것이다. 사장이 흐름을 만들면 직원은 가르치지 않아도 따르게 된다. 대단한 직원을 뽑아 같이 가려고 하기보다는 평범한 직원을 뽑아 나를 흉내 내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100쪽)
제가 가장 추구하는 인간상입니다. 행동은 하지 않고 말뿐인 사람들은 신용이 가지 않습니다. 사장으로서 편할 생각만 하고 자존심 상할까 봐 굽힐 생각을 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따르고 싶은 생각이 안 들고 불만이 쌓이겠지요. 저도 성공하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글쓰기를 해서 나중에 책도 내보고 이런 경험을 저의 자식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솔선수범해서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본사에 대한 프랜차이즈 인지도가 강할 경우에는 손님들의 컴플레인 역시 강력하고, 원하는 보상의 수위가 높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점주 교육 시 항상 빼놓지 않고 강조해서 이야기를 한다. "손님한테 너무 오버하지 마세요." "점주님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하세요." "기본을 지키세요."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의 음식 맛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점주에게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기본을 먼저 중시하라고 한다. 매출, 서비스에 욕심이 난다면 점주 개인만의 색깔을 더 입히면 된다.
(203쪽)
"기본을 지키세요." 이 말이 와 닿습니다. 실행하기 어려우면서도 꼭 필요한 말입니다. 위의 발췌 글처럼 살면서 예상치 못한 험난한 일들이 많이 생기는데 인간관계에서든, 사업에서든, 자신이 생각하기에 성공을 하기 위한 기본을 지킨다면 한 번 실패한다 해도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이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요소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보통 새벽 1시면 글을 올리지만 오늘은 오후 1시에 글을 올렸네요.
원고를 마감하는 느낌으로 시간에 쫓겨 쓰다 보니 글쓰기가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도 제 나름의 요령을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