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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영화 건축학개론을 봤습니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라 예전에 봤지만 다시 봐도 너무 재밌네요.

건축학개론

사실 이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중간중간 너무 마음에 드는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나와서 글로 쓰고 다시 읽고 싶었습니다.

강 교수(김의성):

이 도시에 대해서 한 번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는 여기서 밥 먹고 술 먹고 학교 가고 당구장 가고 모든 생활을 다 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 도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까? 의외로 넓거든 여기가. 그래서 내가 지도를 한 번 준비해봤는데. 그.. (삐삐삑!) 삐삐 누구세요! 수업 시간에는 좀 끄자.

학생 때에는 놀고먹느라 내가 걷는 길, 내가 사는 곳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우리 동네를 보면 볼수록, 천천히 걸으면 걸을수록 예쁘고 아름다운 길과 볼거리들이 풍성합니다. 그래서 매일 산책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 느낌을 더 나이 들기 전에 느껴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아빠께서 쓰시던 삐삐가 부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유물이 되었네요.

건축학개론(이제훈)

이 얼굴로 사는 기분은?

건축학개론(배수지)

천사...?

건축학개론

이런 연애를 평생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강 교수(김의성):

다음 주까지 숙제가 있습니다. 지금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을 해보는 거야. 평소에 그냥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골목들, 길들, 건물들 이런 걸 자세히 관찰을 하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 보세요.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이해를 시작하는 것, 이게 바로 건축학개론의 시작입니다.

우리 동네

우리 동네입니다. 저는 주말이면 매일 이 거리를 산책합니다. 그리고 왼쪽 건물에는 제가 좋아하는 놀이터 '영풍문고'가 있습니다. 더 깊이 들어서면 젊은 친구들의 밝은 분위기에 저까지 즐거워집니다. 거리에 공연 같은 것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오히려 조용한 매력도 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보니 이 또한 행복입니다.

건축학개론(제훈, 수지 -> 15년 후 태웅, 가인)
건축학개론(강남사는 재욱오빠)
건축학개론(납뜩이)

강 교수(김의성):

이번 주는 한 번 먼 곳까지 가봅시다. 먼 곳. 내가 사는대서 가장 먼 곳이 어딜까? 멀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물리적 거리 / 시간적 거리 / 심리적 거리...) 생각해본 적 있어?

그러게요. 무슨 뜻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심리적 거리가 가장 멀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도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다면 그만큼 멀리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이 영화 참 마음에 듭니다.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

재미와 감동, 교훈까지 주는 이 영화. 아직 안 보셨다면 꼭 한 번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영화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오늘 밤에는 이 영화에서 나온 노래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람회가 부릅니다. 기억의 습작.

https://www.youtube.com/watch?v=ZHUQwXHjSQg

기억의 습작 (영화 '건축학개론' 中)

기억의 습작 - 전람회

이젠 버틸순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는 걸
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나에게 말해봐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스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너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스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많은 날이 지나고

 

사진 출처: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88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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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총,귤,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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