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림 그리기가 오래 걸려 너무 늦게 잤습니다. 보기엔 쉬워 보였으나 지웠다 그렸다를 반복하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그릴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블로그에 글도 써야 하기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웹툰 작가님들이 왜 번아웃이 많이 오는지 알 것 같습니다. 줄거리, 아이디어 짜기만 해도 빠듯한데 그림까지 잘 그리려니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 같습니다.
늦게 자는 바람에 늦게 일어나 버렸지만 푹 잤습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제가 방에서 자는 모습을 상상해 그려보았습니다.
점점 더 잘 그리고 싶어 집니다. 이제 다양한 종류의 그림책들을 읽어 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기는 그리는데 생각만큼 성에 차지가 않습니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가 있을 당시 농장에서 만난, 저를 좋게 생각해서 많이 챙겨주던 형이 있었습니다. 그 형은 호주인 밑에서 일하며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 농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 형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기간은 1년인데, 농장이나 공장 일을 하면 1년 더 호주에 머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시드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멜버른 위쪽의 농장에 가기로 선택했습니다. 공장보다는 농장을, 다양한 지역의 호주 농장에서 일을 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농장 매니저 형의 번호를 알아내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 농장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매니저 형은 '아니 시드니 근처에도 농장 있고 한데 왜 굳이 여기를...' 하면서 흔쾌히 허락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워킹홀리데이 온 사람들이, 온다고 했다가 잠수를 타버리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관리를 잘해야 농장이 잘 돌아가기에, 멀리에서 온다는 제가 왔을 때 진짜 올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온 사람이 저와 대만에 사는 윌슨인데, 매니저 형은 그런 저와 윌슨을 정말 잘 챙겨줬습니다. 저는 감사함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고요. 윌슨은 저 보다도 두 살이 위인데도 저와 같은 방을 쓰며 잘 대해줬고, 서로 외국인이기에 영어로 대화를 하며 우정을 이어나가 제가 대만에 놀러 간 적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장의 일이 끝나갈 때쯤 매니저 형과 미래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매니저 형은 한국에서 디자인 쪽 일을 했었는데 그림을 미친 듯이 그렸다고 했습니다. 꼼꼼한 성격의 매니저 형은 꽤 잘 그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호주 농장에서 매니저로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서의 일자리와 당시 자신을 도와 달라는 호주인을 만나 둘 중 어느 쪽 일을 할 것인가의 고민 끝에 호주인을 도와 매니저로서 일하기로 마음먹어 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그 형이 하루종일 그림을 미친듯이 그렸다고 하여 그저 대단하다고만 느꼈습니다. 그 형의 이야기를 들으며 들었던 생각은 '하루종일 미친 듯이 그림을 그린다고 돈이 될까?, 유명한 가수들 중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음악에 미쳤었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무엇인가에 미쳐 본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늘 그림을 그리면서 부족한 저의 그림 실력을 느끼며 그림에 한 번 미쳐 제대로 그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니저 형뿐만 아니라 호주 워홀 당시 수많은 추억들까지 소환을 해버렸습니다. 그런 기회가 있었음에 정말 감사하고 시드니 쪽이 아닌 멜버른 쪽으로 갔던 저 자신에게도 고맙습니다.
저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아 군대가 체질에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 군인을 하기에는 새벽에 갑자기 깨는 비상훈련이 많아 직업으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호주에서 농장일을 하려면 일찍 자고 새벽 3~4시쯤에는 일어나서 일하러 가야 했습니다. 그것도 나름 가까운 숙소를 잡았어도 차를 타고 20~30분은 가야 했습니다. 그만큼 일찍 자는데도 일찍 일어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잠을 푹 잘 잔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습니다. 푹 자야 몸과 마음에 쌓여있던 피로가 회복이 잘 되고, 자기 전에 좋은 생각 하며 자면 아침에도 기분 좋게 깹니다. 제가 잠을 편안하게 잘 자기 위해 제 방을 단순하게 해 놓습니다. 그래서 위 그림처럼 뭐가 별로 없습니다.
어제 늦게잤더니 오늘 점심때쯤에야 일어났는데, 가족들이랑 TV 보며 한 번 웃고 나니 하루가 이미 다 지나간 것 같습니다. 있다가는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늦게 들어올 것으로 예상이 되기에 그때는 그림 그리기를 할 수가 없을 것 같아 미리 그려놓습니다. 이렇게 그림과,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 놨는데 다시 쉽사리 깨버리고 싶지 않거든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못 그릴 것 같은 날에는 마침표(.) 또는 콤마(,)라도 그려서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글로 쓸 것입니다.
이제 친구들을 만나러 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주선자가 자주 모이던 동네에서 6시~7시쯤 만나자는 모호한 시간을 이야기했기에(아마도 다른 친구들도 연락을 해 보고 시간을 맞추려고 했을 것입니다) 카페에 가서 책을 읽다가 친구들을 만나야겠습니다.
그 후에는 또 잠이라는 회복기를 거쳐 내일 다시 새로 태어날 예정입니다. 별 탈 없이 내일 또 태어나 즐거운 생일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여러분들도 굿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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