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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림 그리기 습관이 어느 정도 잡혀서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내려가고 '오늘은 뭘 그려볼까?' 하며 즐기는 쪽으로 마음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주말에 집에서 쉬는 것도 좋지만 건강을 위해 일부러 움직이려 카페에 가면서 산책 겸 운동을 하고, 카페에서는 책을 읽거나 유튜브, 영화를 보곤 합니다. 집에서 쉬는 휴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푹 자고 난 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움직일 필요가 있는데, 하루 종일 누워서 인터넷을 끄적이거나 늘어져있으면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후회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보통 카페에 가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책을 읽고 싶기에 이왕이면 눈치 보이지 않는 큰 카페를 갑니다. 작은 카페에도 가면 좋겠지만 값비싼 것들을 사 먹지도 않는데 오래 앉아있기는 좀 그렇거든요. 스타벅스나 할리스 커피 같은 큰 카페들은 아예 카공족들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짧은 시간 있으면 아메리카노 한 잔, 길게 있으면 두 잔 정도를 마십니다. 오늘은 스타벅스를 갔습니다.

영화로도 나온 책인데 요즘 포레스트 검프 영한본을 성경처럼 가지고 다니며 즐겨읽습니다. 위 사진의 스타벅스 텀블러는 제가 필리핀으로 어학연수 가서 산 추억의 텀블러입니다. 텀블러 위쪽에 보시면 뜯어진 부분이 보이시지요? 텀블러를 산 후, 바로 사용하기 위해 밀봉 테이프를 떼고 있는데...! 저 부분이 같이 떼지고 있는데...? 스타벅스 것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방금 산 상품이 뜯자마자 이렇다고 바꿔달라고 하려다가 저만의 추억이 담긴 특별한 텀블러라는 생각에 바꾸지 않았고, 그대로 10년 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때마다 그때의 필리핀이 그립습니다. 지금 다시 간다고 해도 그때의 사람들은 없고, 느낌도 달라지겠지요. 나중에 아이를 나으면 가족여행으로 같이 필리핀에 가 볼 생각입니다. '아빠가 이 동네에 살면서 공부했어.'라면서 저는 추억에 또 새로운 추억을 더 붙이겠지요. 기대가 됩니다.
오늘 갔던 스타벅스 인테리어 그림을 찍어봤습니다.

왼쪽편 사람들의 머리를 주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초등학생 그림 실력

왼쪽 편에 있는 사람들 머리에 땜빵 하나씩 그려주면 제 그림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림을 못 그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 그립니다. 저보다 더 잘 그리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산책할 때면 일부러 빨리도 걸어보고, 느리게 걷기도 하는데 천천히 걸을 때에는 뒷굼치, 가운데, 앞발가락의 감각을 느끼면서 걸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하늘과 땅, 주변을 천천히 둘러봅니다. 그러다 보면 집에 늘어져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재밌고 신선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산책을 좋아합니다.
카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늘은 무엇을 그릴까?'하며 천천히 산책하듯 주변을 둘러보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옆을 지나가는 배달하시는 분의 뒷모습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한 번은 Covid-19이 생기기도 전에,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움직이는 손잡이를 걸레로 닦고 계시던 아주머니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계가 스키장의 곤돌라처럼 계속 회전하는데 그냥 나올 때, 들어갈 때 한 번씩 자동으로 닦이게 하면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만 했는데 코로나가 터진 후 실제로 그런 에스컬레이터가 나오더군요.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실행을 하는 것이, 그 실행으로 사람들이 세상을 더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말이 길었는데, 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앞의 글이 필요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배달 기사님 뒤의 배달통을 보고 그린 그림입니다.

위에 두 그림은 오토바이를 대강 그리기 위해 네이버에서 '배달용 오토바이', '오토바이 배달통' 이미지들을 참고했습니다.
선 아래 왼쪽편은 배달통들의 종류인데 생각해 보면 짜장면 배달통은 위에서 내려놓는 첫 번째 박스처럼 생겼습니다.(짜장면 전용 그릇을 넣는 배달통이 있지만 그 배달통을 오토바이 배달통 위에 올려서 놓지요 / 어떤 분은 주문이 많아 그런지 발에도 놓고 달리십니다)
두 번째 배달통을 가장 많이 보는데 왠만한 식품(치킨, 떡볶이, 족발, 보쌈, 닭볶음탕 등) 배달들은 대부분이 두 번째 배달통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위쪽으로 상품을 넣고 잠금장치를 잠그는 방식이지요.
세 번째는 주로 피자 배달에서 본 것 같습니다. 잠금장치를 풀고 커버를 내려서 배달상품을 꺼내가는 방식입니다.
 
제가 생각한 방법은 테슬라의 차 버튼식, 혹은 전자레인지 처럼 옆으로 열어서 휙 가져가면 위아래로 열고 닫아 가져가는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빨리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토바이 배달통 이미지들을 검색해 보면 전자레인지처럼 옆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통을 못 봤습니다. 누군가 이미 사용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길거리에서도, 네이버 이미지에서도 옆으로 상품을 빼가는 방식의 통은 안보였습니다.
배달통과 안에있는 내용물의 안전을 위해 대부분 정사각형 혹은 아래와 같이 옆으로 넓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뒤로 길쭉하게 배치를 하면 오토바이의 공기저항을 줄이며 안정감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옆으로 넣고 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전자레인지가 안에서 돌아가듯이, 배달통 밑에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치해보는 것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밸브가 배달통 밑에 설치되어 있어 달깍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 고정 후 편하게 빼갈 수 있도록 배달통의 각도를 맞춰놓는 것이지요.

회전형 밸브

위 사진같은 회전형 밸브를 배달통과 배달오토바이에 고정시킵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되겠지요.

전자레인지형 회전 배달통

전자레인지형으로 하는 이유는 빠르게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의 빨간색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당기면 바로 안에 있는 배달상품을 빼내갈 수 있지요. 초록색은 잠금장치입니다. 배달통 아래 부분을 육각형 회전 고정형으로 해놓은 이유는 원하는 방향으로 미리 세팅을 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달상품을 위로 꺼내 올리거나 뒤에서 꺼내는 것이 아닌 옆으로 꺼내는 것이지요. 굳이 아래 회전 고정판을 놓지 않아도 옆으로 빼는 것은 편리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빨리빨리 배달을 해야하는 직업 특성상 배달지로 가는 것만 해도 엄청난 주의력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오토바이로 배달지에 도착했는데 배달 상품을 위에서 꺼내거나 뒤를 향해있는 커버를 아래로 내리고 가는 방식은 (무겁든 가볍든) 올리면서 중력에 반하는 힘을 가해야 합니다. 뒤에서 커버를 여는 경우도 아래로 당기거나 커버가 아래까지 다 내려가야 뺄 수 있는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옆으로 오픈 할 경우 이런 방법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버튼을 눌러서 또는 전자레인지 손잡이를 잡고 열어버린다. 
2. 상품을 빼간다. (그동안 열리던 커버는 끝까지 간 후 잠기든 안 잠기든 알아서 제 위치로 되돌아온다)
인터넷 이미지 무료제공 사이트에서 계속 둘러보다 찾은 가장 비슷한 사진은 아래와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당기는 것은 맞지만 위로 올려서 빼가는 스타일이네요. 아무튼 제가 생각한 간단하면서 효율적이면서 최적의 방법은 전자레인지를 뒤에 설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쓰다보며 든 생각인데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와중에 뒤에 설치한 전자레인지를 도착 전 신호등에서 빠르게 따뜻하게 대운 뒤 피자를 배달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것인 만큼 생각지 못한 장애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법에 걸린다든지, 설치 비용이 비교적 많이 들어 실효성이 없거나 (회전식의 경우) 통의 움직이는 부분이 약하거나 잔고장이 많아 배달 도중 배달통이 회전을 하는 위험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는 점 등등입니다. 그래서 굳이 회전을 하지는 않더라도 옆에서 꺼내는 방식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은 정확히 한 시간 걸렸는데 글을 쓰다보니 이미 밤 12시가 넘어 29일 토요일이 넘어가버렸네요.
그림은 시간을 많이 들일수도, 대충 빨리 사람인(人)을 그리고 끝내버릴 수도 있습니다

"글자도 그림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랍어)

꾸준히 무엇인가를 해 나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뿌듯한 감정을 느끼거든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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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총,귤,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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