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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독서 방법에 대한 저의 생각을 그려봤습니다. (정확히 20분 그림)

독서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지식이라는 재료들이 있어야 지혜라는 음식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저는 나가서 동네 형들과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지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습니다. 독서가 저의 취미가 된 것은 대학생 때부터입니다. 수업시간이 끝나고 다음 수업까지 할 게 없으면 쉴 겸 도서관에 갔습니다. 도서관에는 어렸을 때부터 필독서라고 불리는 책들 외에도 수많은 책들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필독서를 읽어야만 하는데 아직도 못 읽었다는 약간의 강박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자라면서 계속해서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몇 권, 서울대, 하버드대 필독서 등을 듣거나 보다 보니 읽어야 할 것들이 많다는 부담감을 느꼈거든요. 읽어야 할 것 들은 많은데 읽는 속도는 느려서 '저 책들을 언제 다 읽지?' 하는 마음에 한숨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쉴 때에는 나름 제가 어렸을 때 재밌게 읽었거나 유명한 책들, 재밌어 보이는 책들을 조금조금씩 읽어봤습니다. 도서관에서는 공부를 하거나 책 읽는 것 밖에는 할 게 없었으니까요.
예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쾌락독서라는 책을 읽고 생각을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쾌락독서 (저자:문유석 판사 / 문학동네)
이 책에서는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누구 마음대로 '필독'이니.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필독이라는 단어 때문에 남들은 다 읽는데 나만 안 읽은 느낌이 들어, 책 읽기가 막막하고 부담스러웠는데 '이거 다 안 본다고 큰 일 나는 것 아니다' 하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읽어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것이 재밌어졌습니다.

저는 책 읽는 것을 강요하면 더 안 읽는 성격입니다. 재밌는 것을 골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에게 재밌는 것들을 읽다 보니 더 많은 책들을 읽게 되었고, 많이 읽었기에 이미 아는 내용이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과감히 넘겨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정보 혹은 재미) 부분들만 뽑아서 쭉쭉 읽어나갑니다.

책을 많이 읽기 전에는 속독에 관해 관심이 있어 속독책도 사보고, 어렸을 적엔 부모님의 지원 덕분에 당시 유행하던 눈알 빨리 굴리는 프로그램까지 해보았습니다. 제가 경험해 본 바로는 눈알 빨리 돌려봤자 눈만 아프고 내가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속독책을 사서 보면 기술적인 부분들을 알려주어 좀 나았습니다. 예를 들면 단어 하나하나 읽지 말고 한 문장 또는 한 문단씩 대각선으로 스윽 읽으라는 식이었지요.
위 속독방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런 기술적인 부분들을 받쳐주는 것은 많이 읽어야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아래 그림이 혹시 안보이실까 봐 그림에 적어놓은 글들을 읊어보겠습니다.

독서란 무엇인가?

독서: 원하는 대로 뽑아 읽기 천천히 또는 빠르게 중요한 것은 강요하면 하기 싫음 재밌으면 걸으면서도 본다 음미하거나 필요한 정보만 보거나 다 내 마음.

무엇을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일까요? 저는 도서관에 다니다 보니까 할 게 없어서이기도 했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저도 똑똑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재밌는 책들을 우선 읽다 보니 독서가 재밌어졌고 아는 내용들이 많아져 빠르게 읽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저만의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어느 날 문뜩,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도서관이나 서점은 점점 저의 놀이터가 되었고, 책들은 재밌는 친구들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습니다. 시, 소설, 수필 등 책마다 사람마다 읽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책들은 정독을 할 필요가 있고, 어떤 책들은 대화만 읽고 지나가도 대강 내용을 유추해 가며 이해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떤 책들은 이미 비슷한 책들을 통해 내용을 대충 알고 있어서 목차만 봐도 다 봤다고 해도 될 책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은 다독이지요.

저는 서점에 갈 때마다 한 권만 골라도 1~2만 원을 쓰길래, 밀리의 서재를 무료로 써본 후 이제는 아예 1년 치(10만 원) 구독을 해서 보고 있습니다. 1년 동안 10만 원으로 몇 백 권을 본다면 서점에 갈 때마다 사는 것보다 훨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요. 저는 제 친구에게도 이 어플을 추천했지만 친구는 종이로 된 책을 넘겨야 책을 읽는 맛이 난다고 종이 책으로만 읽습니다. 이 친구의 스타일과 제 스타일이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르가 다르고 읽는 스타일, 습관, 성격, 심지어 컨디션에 따라 책에 쓰인 내용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중요한 것은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에게 좋다고 그 사람에게도 꼭 맞는 약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요즘 저는 경제에 관심이 생겨 경제에 관한 책, 잡지, 뉴스들을 닥치는 대로 마구 읽어댔습니다. 그러면 마치 제가 다 아는 것 같고 내 생각이 맞다는 오만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럼 다시 겸손해지기 위해 이번엔 다양한 책들을 읽습니다. 그러면 제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 몇 백 년 전에 살아서 기록을 남기신 분들로부터, 또는 저보다 어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경험을 기록한 훌륭한 책이 저에게 인사를 하면 저절로 겸손해집니다.

저는 한 사람, 동물, 식물, 생명체마다 하나의 우주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말 모르는 것이 많고 관찰하다 보면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책도 그렇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 속 우주를 관찰하고 상상해 보는 일은 무궁무진한 재미가 있습니다.

재미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는 데 있어서도 돈을 절약하거나 독서를 통해 미래를 결정할 수가 있습니다.
저의 예를 들어보면 2015년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PD라는 직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에 PD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에 관련된 책을 먼저 샀습니다. PD 인턴십 특강 (저자: 홍경수, 김태년, 이미영, 정아란 / 사람in) 책을 사서 읽고 아... 'PD는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바로 접었고 후회는 없었습니다. PD가 되려는 이유부터가 단단하지 못했거든요. 그때 한창 연예인 아이유, 설현 씨를 좋아했는데 아이유, 설현 씨를 직접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송국 PD가 되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겠구나!
아무튼 저는 13,800원의 책을 읽고 미리 PD의 일을 알아본 후 시간낭비 없이 빠르게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그림은 독서에 대한 저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그린 그림입니다. 갑자기 서점 화장실 거울에서 본 이 문구가 생각나네요. '글을 읽은 거니 본 거니?' 읽었건 봤건 내가 좋았으면, 그거면 됐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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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총,귤,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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