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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25 Rabbit-Proof Fence(토끼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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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영어캠프에서 받은 영어책이 있습니다.

Rabbit-Proof Fence(Doris Pilkington Garimara)라는 책입니다.

호주에서 있었던 실화 바탕의 책이고 2002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영어 원서라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펴보면 중학생들도 모르는 단어들만 조금 찾으면 읽어 볼 만큼 너무 어렵지도, 굵지도 않은 책입니다.

 

Rabbit-Proof Fence(토끼 울타리)

호주의 원주민들을 Aborigine(애버리진)이라고 부릅니다. 호주에 1900년대에 혼혈 아이들에 대한 한 가지 법이 있었는데요. 유럽에서 온 백인 아버지와 애버리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하인, 농장의 일꾼이 되도록 훈련을 받기 위해 그들의 가족들로부터 떨어져 정부에 보내져야 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혼혈 아이들이 '유럽인'과 같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 즉, 백인의 삶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 그 아이들에게 나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인 세 자매 Molly(14살), Daisy(8살), 그리고 Gracie(10살)가 정부에 의해 가족들과 떨어져 Moore River 정착지라는 곳에 보내졌다가 도망쳐 1600 킬로미터를 가로질러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그 먼 거리에 있는 집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은 Fence(울타리)에 있습니다.

Rabbit-proof fence(토끼 울타리)는 1907년에 지어져, 1834 킬로미터의 길이로 남쪽에서 북쪽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호주에 처음 들어오면서 이상한 새로운 동물들(말, 소, 양, 토끼 등)을 데리고 왔는데요. 이 동물들이(특히 번식력이 강했던 토끼) 풀을 많이 먹어 서부의 농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토끼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소녀들의 이동 경로(점선)  #소녀들의 집은 Jigalong

세 자매의 백인 아버지는 울타리 수리공이었고 집 앞에 토끼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에 토끼 울타리를 따라가다 보면 집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탈출을 합니다. 물론 여러 번 탈출에 실패도 하고 집을 찾아가는 동안 우여곡절이 많지만 끝내 집에 돌아옵니다. 이 실화는 70년 후 Molly의 딸이 그녀의 엄마와 이모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책으로 썼고 영화로까지 나오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감명 깊게 읽고 호주(시드니)에 갈 때 챙겨갔습니다. 말레이시아를 경유해서 비행기를 가게 되었는데, 비행기에서 제 또래의 한국인 여성을 만났습니다. 수줍음이 많던 저는 옆쪽에 앉는 그녀를 보고도 조용히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어떻게 알았는지 제가 한국인인 줄 알고 말을 걸어와 약간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친구는 필리핀에 살고 있는데 호주(퍼스)에 가서 영어를 더 공부하려고 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마침 서부 쪽에 가는 그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로 줬습니다.

 

시간이 지나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그 책을 읽고 싶어 서점을 기웃거렸으나 찾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대전 서점 여행(타임문고, 알라딘, 교보문고, 영풍문고)을 하다가 알라딘에 중고로 나온 책을 발견하여 다시 구매를 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었는지 이제는 추억을 먹고살고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 음악을 듣고, 추억을 더듬기 위해 물건들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남들은 관심 없을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가치 있는 추억과 감동들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이 책이 아니더라도 삶의 행복한 부분을 되살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함께하기를 바라겠습니다.

 

Rabbit-Proof Fence(토끼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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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총,귤,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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