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특이해서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입니다.
택배기사 된 목사의 생존경제학 (김연기 지음, 생각나무)
특정 종교를 미화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이성적으로, 경험들을 진솔하게 적어주셔서 읽으면서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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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오늘은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며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들을 해봤지만 제가 마음에 드는 직업 또는 일은 군인이었을 때와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 지게차(Forklift)를 몰며 일했던 것이었습니다.
군대에서는 매 끼니 건강한 식단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 매일 하는 달리기(운동)가 좋았습니다.
저에게 산을 넘나들며 걷는 행군은 나무와 꽃, 나비, 하늘,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산책이었고, 유격훈련은 운동을 하는 즐거운 운동회였습니다. (혹한기 훈련은 추워서 싫었습니다)
아마 새벽에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비상상황(훈련)이나 혹한기 훈련이 아니었으면 직업 군인이 잘 맞았을 것입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시절에는 감사하게도,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 호주에 먼저 가 있던 아는 형의 도움을 받아 호주인 밑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을 할 경우 시급이 12~15달러 정도였습니다. 한국에서 커피 바리스타 수업 완료 수료증이 있어도 호주에서는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1년이 기본이지만 농장이나 공장에서 일정기간 일을 할 경우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2년을 머물기 위해 농장에서 일하고 세컨드 비자 허가증을 받고 돌아와 시드니 원어민 밑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농장에서 체리, 사과, 배 등을 땄었는데 재밌고 좋았습니다)
아는 형 덕분에 호주인 밑에서 일을 했기에 시급을 좋게 받았습니다. 25달러였는데 하는 일은 지금 한국으로 치면 쿠팡센터 상품 하역 업무였습니다.
상품들이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들어오면 맥주, 과자, 빨래건조대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팔레트에 하역 후 랩으로 튼튼히 감싸는 일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몸이 좋아지는 운동이라 재밌었습니다.
그러다가 호주인 사장님께 Forklift driver (지게차 운전기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도움이 되고자 지게차 자격증을 따보기로 했습니다. 아래가 지게차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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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얼마를 주고 어둠의 길로 지게차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영어 공부도 할 겸 원어민 지게차 학원에 등록하여 제대로 시험을 쳤습니다.
자격증 필기시험을 치러 15명 정도가 왔었는데 연령도 다양했고 꽤 연세 드신 할아버지도 계셨습니다.
강사분이 지게차 필기 관련 A4용지 5장 정도를 나눠줬습니다. 장마다 서술형으로 여러 문항이 있었는데 다들 처음 보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강사분이 마지막에 말하기를 20분 줄 테니 바로 필기시험을 본다고 합니다.
'이 많은걸 갑자기 20분 만에 다 외우라고?' 이 생각이 들었지만 나름 열심히 외워 시험을 봤고, 바로 합격여부를 알려주었습니다.
저 빼고 다 합격했습니다. 이 많은 서술형 문항을 짧은 시간 안에 외우라고 줬는데, 동양인인 저만 불합격이고 나머지 사람들이 다 합격이라니, 저는 차별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시험을 치러 갔던걸 알고 있던 호주 보스에게 말했습니다.
다들 처음 와서 보는 것 같은데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문항의 서술형을 동양인인 나만 빼고 다 합격시키다니. 차별받아서 떨어졌다고 하소연을 하며 차별하면 어차피 또 떨어질 거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보스가 했던 영어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No, 네가 못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떨어져서 그만두면 내가 안 하는 것이기에 될 때까지 해보기로 했고, 바로 다음 시험에서 필기, 실기 시험을 합격하여 자격증을 따냈습니다.
지게차 자격증을 얻은 뒤 제가 활용 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회사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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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에는 하역일과 상품들을 랩으로 감싸는 일 밖에 못했지만, 지게차를 몰게 되면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다른 곳에 파견도 갈 수 있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원어민들이 자격증이 없어서 제가 파견을 가며 매니저로 일하며 뙤약볕과 비를 피할 수 있어서 좋았고 운전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동료들이 장난으로 "Hey, boss, what should we do?" 할 땐 수평적인 관계이면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잘 대우해 주는 감사한 회사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좋아하는 직업을 말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한국에 와서도 영어를 살려 해외 구매자재 팀에서 수입을 하는 등 여러 일을 해봤지만 한 직장에 오래 다니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오래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지금의 제 직업이 뭘까 생각해 보면 N잡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수익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중 자는 시간을 빼면 저 자신에게 가장 많이 투자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워런버핏에게 주식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종목을 알려줘도 공부와 주관 없이 우유부단하면 자산을 지키지 못하며, 어떠한 조언도 헛 일입니다.
벤츠 같은 비싼 차를 타면서도 로또를 사는 것을 보고 '돈이 많아도 돈이 계속 필요하구나'하며, 저는 저 자신을 로또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돈의 욕심과 비교에는 끝이 없습니다. 어차피 모두 다 일론 머스크보다 거지 입니다. 한국에서 재드래곤님보다 부자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늘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뭣이 중헌디'
내 소중한 시간, 몸과 마음을 위해 돈을 씁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기꺼이 내 과거의 시간과 기분, 피, 땀이 담긴 돈을 쓸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타인의) 돈과 시간, 마음을 소중히 대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좋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대부분의 걱정과 문제들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고, 돈으로 해결이 된다면 다행입니다.
결론: 직업이든 돈이든 1분 뒤 죽으면 뭣이 중헌디? 뭣이 중하냐고.
오늘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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