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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5.19 매일 한 번 그려봤니 (그림 그리기 25일 / 운동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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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일하러 가던 중 어디선가 함성소리가 들렸습니다.
더 걸어가다 보니 점점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커졌는데 제가 졸업한 모교 쪽에서 함성소리가 나는 것 같아 그쪽길을 지나가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체육대회 모습1

고등학생들이 체육대회가 한창이었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체육복으로 통일해서 입은 것이 아니라 반마다 다른 유니폼을 갖춰 입은 것 같았습니다.

고등학교 체육대회 모습2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 중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어렸을 때 커 보이던 학교가 어른이 되고 나니 작아 보입니다.
 
체육대회 하는 모습을 보니 초등학교 때 운동회부터 대학교 체육대회까지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운동신경이 좋고 달리기를 잘합니다. 반에서 항상 1등이었고, 계주를 할 때가 제일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운동회, 특히 계주의 추억을 그려보았습니다.

초등학교 운동회(왼쪽) / 고등학교 체육대회 (오른쪽)

초등학생 때에는 동그란 주머니 같은 것을 던져서 박 터트리기도 했는데 여전히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줄다리기도 초등학교 때에는 나름 열심히 했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보니 급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기합소리와 함께 드러눕는 기술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업그레이드됩니다.
 
달리기 계주를 할 때는 보통 반에서 가장 잘 달리는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에 역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 그 어려운걸 제가 해냅니다(^^v). 그림의 왼쪽 부분인데요. 맨 앞에 두 명 중 바깥으로 역전하는 사람이 접니다. 바통을 들고 열심히 뛰고 있는 안쪽의 친구는 같은 반이 된 적이 없어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희미하게 기억이 납니다. 배구부였고 키가 작은 편이었습니다.

계주가 시작되었고, 2등이던 우리 반이 제가 바통을 이어받고 1등을 점점 따라붙으며 커지는 함성소리!

역전할 때 나란히 달리자 따라잡았다는 쾌감! (함성 x2)

뒤에서 따라잡아 역전하니 더 빨라지는 가속도! (함성 x3)

지금 기억을 떠올려봐도 역전할 때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천천히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았던 기억만 있으면 좋겠는데, 잊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체육대회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체육대회 때였습니다. 그림 오른쪽 사진인데 대충 보셔도 아실 것입니다. 네, 넘어졌습니다...

오늘 찍은 사진에 보이듯이 운동장에 계단이 있어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그곳에 앉아서, 서서 응원을 했습니다.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그 당시 마흔쯤 되셨을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자상하시고 재밌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잘 가르쳐주시던 훌륭한 선생님이셨습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담임선생님 과목만큼은 선생님이 좋아서 엄청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2학년 체육대회 때 그림과 같이 담임선생님께서는 학생들과 같이 계단에 앉아서 응원을 하고 계셨습니다. 저때는 잘해야겠다는 마음 때문인지 체육대회 전날부터 떨렸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체육대회 마지막 경기로 계주가 시작되었고, 저의 운동장 한 바퀴 달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중간쯤부터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더니 힘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끝까지 열심히 뛰어서 다이빙을 하며 다음 사람에게 다행히 1등으로 바통을 넘겨주었습니다. 참 다행히지요. 그렇지만 저는 다행히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다이빙하듯이 넘어지다 보니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체육복 바지가 벗겨져 팬티만 입은 채로 흙먼지를 뒤집어썼고, 저 멀리에서 넘어진 저를 데리러 오는 아이들 속 담임선생님이 보였습니다. 아아... 아마 다른 아이들은 자기 일이 아니니 기억을 못 할 것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선생님 앞에서 팬티바람이었으니 아직도 그때 부끄러웠던 장면이 느리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평화롭게 운동회, 체육대회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그 추억들이 소중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그림 그리기와 블로그 글쓰기도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봤을 때에는 소중한 추억이 되어 있겠지요.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점과 배우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더 잘 그리고 싶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노력하는 만큼 더 마음에 드는 그림이 되고,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서 보고 느끼며 배우고 결과물을 보면 뿌듯합니다.

이전에 호주에서 만났던 디자인을 전공한 형의 말이 공감이 됩니다. 하루종일 미친 듯이 그림만 그렸다고요.
저도 하루종일 미친 듯이 그림만 그려보고 싶습니다. 책 읽기, 관찰하기 만큼 그리기도 재밌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메모를 공유합니다.

'연필 하나만 있으면 내 생각이 펼쳐지는 세상'

조각도 해보고 싶고, 다양하게 그려보고 싶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단순하게 연필 한 자루로 그리는 소묘(데생)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다양하게 인생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압니까 여러분이 아래 뉴스에 나온 사람처럼 될지요.

This record-breaking artist uses the beaches of Dubai as his canvas | CNN

CNN  —  People have been making marks in the sand throughout history. For some, it’s a meditative practice. For most, it’s a way to sign your name on a vacation beach. For Dubai-based Filipino artist Nathaniel Alapide, it’s how he became a Guinne

www.cnn.com

오늘도 감사합니다. 밤은 아니지만.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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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총,귤,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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